Following your heart

 

 

 

좋아하는 동화책이 있다. 제목은 '꽃들에게 희망을' .

 

이 책을 처음 만났던 초등학교 때가 기억난다. 교실 뒤켠에 놓인 책꽂이 맨 아래칸 구석퉁이에 굴러다니던 노란 책이었다.

내 기억에는 그 책이 그리 인기가 있지는 않았는데, 왜인지 책등도 다 까지고 책이 아주 너덜너덜했었다. ㅎㅎ

탁 튀는 노란색이라 눈에 잘 들어와서 애들이 많이 집어 읽었나?

위인전처럼 글이 잔뜩 적힌 수많은 책들 중 그림이 꽉 차 있는 동화책이어서 그랬을까?

글보다 그림이 좋았던 그 시절 나는 책의 줄거리를 헤아리기보다 삽화들을 눈으로 즐기기에 바빴다..🙂 

 

낭만이 넘친다는 캠퍼스 라이프 때도, 첫 월급이 그렇게 소중하다는 취뽀를 해도, 이전보다 더 나은 곳으로 직장을 옮겨도...

인생은 뜻대로 굴러가지 않았다. ⛈

암울했다. 연거푸 실패. 매번 맞지 않은 옷을 입은 듯했다.

다른 친구들은 잘 지내고 있는 것 같은데 왜 나만 이럴까 하면서 보내던 수많은 시간들...

도저히 내 힘으론 되지 않는 현실에서 잠시 멀어져 책들 사이에 파묻혀 지낼 때, 이 책을 다시 만났다.

 

...

이런 내용일 줄 몰랐는데 크게 감동받아

나도 어떻게 손 쓸 새도 없이 흐르는 눈물을

도서관에서 몰래 닦던 기억이 생생하다. (지금 읽어도 눈물이 난다!)

 

어느 누가 남과 나를 비교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을까.

경쟁의 도가니 속에서 어느 누가 자유로울 수 있을까.

현실이라 불리는 생존경쟁에서 어느 누가 잠시 멈추고 내면을 들여다볼 여유를 가질 수 있을까..

 

사회가 그렇다 보니 내가 뭘 좋아하는지 탐구하는 경험을 성인이 돼서 하기란 참 쉽지 않다.

무한경쟁 궤도를 순환하는 열차에서 내리고 나서야 비로소 풍경이 보이고 '나'를 마주할 수 있는데

열차에서 내리기가 너무 어렵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강제로 열차에서 내리게 됐을 때 그제야 귀중한 것이 눈에 들어온다. (열차에서 내리는 일은 정말 큰 행운이다!)

처음엔 불안해서 눈에 밟히는 게 귀중한지도 모른다. 반짝이는지도 모른다. 주변을 알짱거리다가 냉큼 다시 돌아가게 된다.

그렇게 열차에 다시 올라타고, 그러다가 또 내리고, 또 올라타고, 또 내리고, 올라타고 내리고...

 궤도에서 자주 벗어나 주위를 둘러보다 보면 서서히 반짝이는 것들이 또렷이 보이기 시작한다.

 

반짝이는 것들은 더없이 소중하다.

반짝거리는 것들을 바라보고 있으면 마냥 행복하다.

행복을 느끼는 순간 이미 나는 나비가 되었다는 것을 안다.

나비가 됐을 때 비로소 자유롭다. 🦋

 

 

소중한 반짝이는 것들, 그리고 행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