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ADHD 복용일지 : 4개월차

복용 기간 : +120일
복용 약 : 아토목세틴 40mg (스트라테라와 동일한 성분)
복용 후기(요약) :
일주일 이상 약을 안 타 와서 못 먹은 적이 있다.
약을 복용 중일 때는 확실히 일상이 깨끗하고 명쾌하다.
그러니까 약간의 졸린 기운 없이 또렷하게 일상생활을 할 수 있다는 뜻이다.
약을 오래 복용하다 보면 약이 주는 긍정적인 효과에 적응돼서 약을 먹기 전 불편했던 점을 까먹기가 쉬운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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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은 걸, 좋아하는 걸 하는 일은 신나는 일이다. 🌞
하지만 나 같은 사람들은 그런 때일수록 설레서 흥분되는 감정과 빨리 해내고 싶어서 생기는 의욕이 만들어내는
요상한 감정의 파고🌊를 다루기가 힘들어진다.
그러니까 지나치게 흥분하거나 지나치게 좌절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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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치게' 라는 기준이 어디서 오냐를 생각해보면 타인과 교류할 때 갑자기 이상함을 감지한다.
그제야 '아, 내가 오버페이스구나' 깨닫는다. 😥
무언가에 빠져서 몰입하면 앞에 앉은 타인은 어느새 내 시야에서 사라지고
나 혼자 몰입해서 마구마구 이야기하고 있는 상태를 뒤늦게 알아차린다.
상대가 잘 듣고 있는지 페이스를 맞추고 있지 않으니
상대의 표정이 나중에야 보이고 그제야 이상함을 느낀다.
이런 타인을 생각하는 배려심이 나에게는 남들보다 좀 더 필요하다는 걸 느낀다.🐢
가능한 한 흥분을 가라앉히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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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치게' 라는 수식어는 '지친다' 앞에도 어울린다.
나는 지나치게 지쳐버리기도 한다.
무언가 하고 싶은 게 생기면 차근차근 하나하나씩 해나가는 모양새가 아닌
하고 싶었던 대여섯 개를 동시다발적으로 시작해버리기 때문이다.
어떻게 해도 도저히 하나에만 집중할 수가 없다! 🔥
그렇게 대여섯 개를 몰입해서 해버리고 나면 방전된 듯이 지쳐버린다.
3~4시간을 보내는 일은 몰입하기 시작하면 10분처럼 지나가는 듯 느껴진다.
그렇게 시간이 빠르게 지나가버리니 내가 지치는 줄도 모르고 몰입해있느라 정신이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적당히 몰입하고 적당한 때에 빠져나올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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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특성은 약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것 같다.

스케줄러가 필요하다.
무언가 바로 시작하기 전에 스케줄러를 펴고 정리를 해 버릇해야 한다.
의식적으로 (1)하고 싶은 일들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하고 싶은 것을 나열해본 후, (2)지치지 않을 수준의 일의 양을 미리 결정해두어야 한다.
항상 스케줄러를 들고 다니려고 하지만,
스케줄러 챙기는 걸 잃어버리기도 하고 스케줄러는 챙겼지만 적을 펜 챙기는 걸 깜빡하기도 한다. ㅎㅎ
그럴 땐 '그런 날도 있지~' 하고 빨리 털어 넘기고 스마트폰 메모장에다가 후딱 짧게 정리하는 것도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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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고 다니기 좋고, 양식이 간단한 위클리 스케줄러를 애용하고 있다.
서점에서 우연히 발견해서 사서 쓰기 시작한 스케줄러인데 느낌이 좋고 사이즈가 적당해 지금도 주문해서 쓰고 있다.
(1)사이즈가 크면 들고 다니는 일이 정말 귀찮은 일이 되어버린다.
그러다 보면 스케줄러는 어디에 짱박혀 잊혀지는 일개 노트가 되거나, 갑자기 가져다가 쓰게 되는 메모장 노트가 되어버리기 쉽다.
(2)양식이 다양하면 계획을 계속해서 세밀하게 짜게 돼서
뭘 하기도 전에 계획을 짜는 데에 집중하느라 시간을 다 보내게 되니 주의하자! (ㅠㅠ쓰고 나니 웃프다)
위클리처럼 양식이 간단하고 핸디 하면 뭐든 괜찮다.
조금씩 머릿속을 정리하다 보면 안정이 된다! 🐬

슈아뜰리에 위클리 스케줄러. 간편해서 줄기차게 잘 쓰고 있다.

줄이 없어서 낙서하기도 좋고, 원하는 주만 골라서 스케줄 짜기도 좋다. 유도리가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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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병원 갔을 때 원장님으로부터 추천받아서 재밌게 읽고 있는 책이 있다.
하고 싶은 게 많은 사람, 즉, 르네상스형 인간이 어떻게 일과 삶을 균형 잡아가며 살았는지 여러 인물을 통해 삶의 모습을 보여주는 책이다.
제목은 '일과 삶의 균형, 더블 라이프'.
절판된 책이라 중고로 1000원도 안 되게 살 수 있다. 배송비까지 포함하면 커피 한 잔 값 정도 되려나.
본인이 하고 싶은 일을 어떻게 일을 하면서 잘 균형 잡힌 인생을 살아갔는지 곁눈질하기 좋다.
이런 책은 '나 혼자만 이런 건 아니구나' 하는 위로가 되는 구석이 있다.
그리고 자책을 줄이기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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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케줄러를 쓰면서 생각을 정리해보는 일도
이런 책을 읽으면서 꾸준히 방법을 찾으려고 하는 것도
인생을 현명하게 살아가려는 방법이겠거니 한다.
내 인생을 내가 핸들링할 수 있도록 지치지 않기.
잊지 말자. 🐙